마이 워홀 다이어리

 

 

 

 

워킹홀리데이(Working Holiday)에 대한 관심은 어느날. 문득.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어쩌다보니 남들보다 5년이나 늦게 대학에 입학하여 앞만보고 내달렸기 때문에 주변에서 호주나 캐나다 같은 외국으로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를 간다는 얘기를 듣게되면 필자와는 전혀 상관 없는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가 2014년 가을즈음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도중이었다. 일본의 클래식 그룹으로 유명한 어쿠스틱 카페(Acoustic Cafe) 연주를 듣다가 무언가가 번쩍(?) 뇌리를 스쳤다. ‘이대로 한국에서 30세 넘게 되면 안되겠구나!’ ‘미국이나 일본서 살아볼까?’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도 야구경기를 관람하다가 문득 글을 써볼까하는 생각에 작가가 되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평소에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휴가 날짜가 결정되면 일단 비행기 티켓부터 끊곤 했다. 일본 홋카이도, 대만 타이페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방문했지만 수박 겉핥기 식의 배낭여행은 일상으로 복귀하였을 때 허무함만 남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곳에서 살아보기’가 여행트렌드로 부각되는 때였다. 그렇게 다양한 정보들을 찾아보다가 워킹홀리데이라는 비자를 알게 되었다.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니 교환학생 같은게 아니라 직장인들이 잠시 일을 접고서 휴가를 즐기는데 근로까지 할 수 있는, 그야말로 필자를 위한 제도였다. 단, 만 30세까지만 신청이 가능했기 때문에 필자는 당시에 반년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다.

 

 

 

 

목적지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일본생활을 해 본 경험이 있었고, 고등학생 시절에도 제 2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웠기에 꽤 좋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국가를 결정하고 평일 쉬는 날에 관공서 가서 한 번에 서류(무려 10여 종류)를 준비했고, 계획서와 이유서는 대학시절 자원봉사를 하면서 인연이 닿았던 일본어 강사 분의 도움을 받았다.

 

 

 

 

30년 인생의 대부분을 부산에서 살았음에도 주한일본국총영사관은 처음 방문이었다. 확실히 영사관 내부는 공기부터가 다르고 분위기도 외국의 관공서였다. 괜히 긴장되고 제출서류에서 우편엽서까지 빠뜨린게 없는가 수십 번도 더 체크했으리. ‘나 아니면 누굴 뽑겠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꽤나 긴장했던 것 같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발표일이 찾아왔고, 발표시간은 근무 중이였기 때문에 하루종일 두근두근거렸다. 퇴근하자마자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합격명단 들어 있었다. 얼마 후 통지엽서가 도착했고, 주변으로부터 축하를 받는데 정말 날아 갈 듯이 기뻤다. 그리고 워홀 비자가 필자의 손에 들어오니 진짜 실감이 났다. (비자사진이 무슨 구한말 사람?)

 

 

 

 

그렇게 직장에서 퇴직을 하고서 출국 3개월 전부터 계획을 짜면서 준비하기 시작했다. 워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어학능력과 생활비라고 전해 들었기에 일본어 공부와 동시에 알바를 찾기 시작했다. 물론 저축해 놓은 돈과 퇴직금까지 있었지만 한 푼이라도 더 모아 놓으면 외국생활이 더 윤택해지리라 생각했다. 마침 집근처에 일본 교토출신의 노부부가 운영하는 카레식당이 있었는데, 지나가는 길에 보니까 ‘알바생 모집’이라고 붙어 있는게 아닌가!

 

 

 

 

일본인 노부부는 한국어를 전혀 모르셨기 때문에 필자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신(神)이 내려주신 단기알바였다. 홀서빙이 주업무였지만 조리사가 쉬는 날이면 가끔 주방에서 카레도 만들고 튀김도 튀기면서 많은 경험도 쌓으면서 일본어 실력도 함께 키울 수 있었다. 당시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현상으로 환율이 800엔대까지 떨어졌다. 환전을 마지막으로 3개월 동안의 준비를 마치고서 어느덧 일본 오사카로 향했다.

 

 

 

 

숙소에서 짐도 풀기 전에 룸메이트랑 스페인 주점에 가서 환영회부터 했다. 난생 처음 접하는 스페인 요리들을 안주로 삼아 가볍게 술을 마시고 룸메이트의 가이드로 명소들을 둘러 보았다. (이 때가 새벽 2시쯤?) 참고로 룸메이트였던 규민 군은 서울에서 온 학생으로 필자보다 3개월 앞서 오사카에 유학 중이었다. 첫날부터 불타는 청춘(?)이라니… 과연 앞으로의 워홀 생활에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FIN

  

 

 

응답

  1. 오 진짜 재밌어요! 그 다음 이야기도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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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해요! ㅋ 사진정리도 하면서 연재해 볼까 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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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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